○ 발매 1993년10월
○ 장르 포크
○ 타이틀 92년장마, 종로에서
○ 한국 대중음악 명반 29위
●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리스트
● 정태춘 시인의 마을 바로가기
사전검열제도 폐지의 도화선 된 역사적 기록
결코 외면하지 않은 사회적 좌절과 아픔, 서정과 은유 속 아름다우면서도 단단한 관조로 희망을 다짐하다.
이 앨범을 공윤 심의를 거부하고 배포하여 기소된다.
정태춘의 기소는 공윤 음반사전검열에 대해 전 문화계가 집중하는 계기가 되는데, 기소된 바로 다음 날인 1994년 1월 26일 민예총은 즉각 기소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많은 문화계 인사들이 그를 지지하고 나섰다. 변호사로는 천정배 변호사가 선임되어 재판이 진행된다. 1994년 3월 22일 시작된 1차 공판을 거쳐 1994년 4월 19일 2차 공판에서는 해당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이 있게 된다. 이 위헌심판제청은 같은 해 5월 10일 있었던 3차 공판에서 위헌제청 결정 판결이 남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음비법에 대한 위헌 판단이 진행되었고 결국 위헌 판결이 났다. 이러한 사전검열제의 위헌 판결에 따른 폐지는 한국의 대중문화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 가사
#작사ㆍ작곡 정태춘
시집올 때 가져온 양단 몇 마름
옷장 속 깊이깊이 모셔 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펼쳐만 보고 둘러만 보고
석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 하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
시집올 때 가져온 꽃신 한 켤레
고리짝 깊이깊이 모셔 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쳐다만 보고 닦아도 보고
석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 하고
만져 보고 쳐다보고 닦아만 보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
□ 가사
#작사ㆍ작곡 정태춘
저 들에 불을 놓아 그 연기 들판 가득히
낮은 논둑길 따라 번져가누나
노을도 없이 해는 서편 먼 산 너머로 기울고
흩어진 지푸라기 작은 불꽃들이
매운 연기 속에 가물가물
눈물 자꾸 흘러내리는 저 늙은 농부의 얼굴에
떨며 흔들리는 불꽃들이 춤을 추누나
초겨울 가랑비에 젖은 볏짚 낫으로 그러모아
마른 짚단에 성냥 그어 여기저기 불 붙인다
연기만큼이나 안개가 들판 가득히 피어오르고
그중 낮은 논배미 불꽃 당긴 짚더미
낫으로 이리저리 헤집으며
뜨거운 짚단 불로 마지막 담배 붙여 물고
젖은 논바닥 깊이 그 뜨거운 낫을 꽂는다
어두워가는 안개 들판 너머
자욱한 연기 깔리는 그 너머
열나흘 둥근달이 불끈 떠오르고
그 달빛이 고향 마을 비출 때
집으로 돌아가는 늙은 농부의 소작 논배미엔
짚더미마다 훨 훨 불꽃 높이 솟아오른다
희뿌연 달빛 들판에 불기둥이 되어 춤을 춘다
입시의 압박에 의해 자살을 선택하는 학생들을 묘사한 노래로, 실제로 자살을 선택한 한 학생의 유서를 기반으로 만든 노래이다.
□ 가사
#작사ㆍ작곡 정태춘
봄 햇살 드는 창밖으로 뛰어나갈 수 없네
모란이 피는 이 계절에도 우린 흐느껴
저 교회 지붕 위에 졸고 있는 비둘기
어서 날아가라 계속 날아가라 총질을 해대고
그 총에 맞아 혹은 지쳐 떨어지는 비둘기들
음 그래 우린 지쳤어
좋은 밤에도 우린 무서운 고독과 싸워
기나긴 어둠 홀로 고통의 눈물만 삼켰네
아 삶의 향기 가득한 우리의 꿈 있었지
노래도 듣고 시도 읽고 사랑도 하고
저 높은 산을 넘어 거칠은 들판 내닫는 꿈
오 제발 우릴 도와줘
내가 사랑한 것들 참 자유 행복한 어린 시절들
알 수 없는 건 참 힘든 이 세상의 나날들
안녕 이제 안녕
여기 나의 노래들을 당신에게 전할 수 있다면
안녕 모두 안녕 열아홉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안녕 부디 나의 노래 잊지 말아 줘
□ 가사
#작사ㆍ작곡 정태춘
우리는 긴긴 철교 위를 달리는
쏜살같은 전철에 지친 몸을 싣고
우리는 그 강물에 빛나던 노을도 진
아 어두운 한강을 건너
집으로 집으로 졸며
우리는 신선한 노동의 오늘 하루
우리들 인생에 소중한 또 하루를
이 강을 건너 다시 지하로 숨어드는 전철에
흔들리며 그저 내맡긴 몸뚱아리로
또 하루를 지우며 가는가
창백한 불빛 아래 겹겹이 서로 몸 부대끼며
사람의 슬픔이라는 것이 다른 그 무엇이 아니구나
우리가 이렇게 돌아가는 곳도 이 열차의
또 다른 칸은 아닌가
아 그 눈빛들 어루만지는 그 손길들
우리는 이 긴긴 터널 위를 실려가는
희망 없는 하나의 짐짝들이어서는 안되지
우리는 이 평행선 궤도 위를 달려가는
끝끝내 지칠 줄 모르는 열차 그 자체는
결코 아니지 아니지 우리는
무거운 눈꺼풀이 잠시 잠기고
깜빡 잠에 얼핏 꿈을 꾸지
열차가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찬란한 은빛세상으로
거기 사람들 얼굴마다 삶의 기쁨과 긍지가 충만한
살만한 인생 그 아름다운 사람들
매일처럼 이 열차를 기다리는 저 모든 사람들
그들 모두 아니 우리들 모두를 태우고
아무도 단 한 사람도 내려서는 안되지
마지막 역과 차량기지를 지나
열차와 함께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나아가야지 거기까지 우리는
꿈을 꿔야지 함께 가야지 우리는 우리는
나아가야지 거기까지 우리는 우리는
꿈을 꿔야지 함께 가야지 우리는 우리는
5. 비둘기의 꿈 (경음악)
□ 가사
#작사ㆍ작곡 정태춘
문승현이는 쏘련으로 가고
거리에는 황사만이
그가 떠난 서울 하늘 가득 뿌옇게 뿌옇게
음 흙바람
내 책상머리 스피커 위엔
고아 하나 울고 있고
그의 머리 위론 구름 조각만 파랗게 파랗게
그 앞에 촛대 하나
김용태 씨는 처가엘 가고
백 선생은 궁금해하시고
개 한 마리 잡아 부른다더니
소식 없네 허 참
"사실은 제주도 강요배 전시장엘 갔다나 봐요"
인사동 찻집 귀천에는
주인 천상병 씨가 나와있고
"나 먼저 왔다 나 먼저 왔다
나 먼저 커피 줘라 나 먼저 커피 줘라
저 손님보다 내가 먼저 왔다 나 먼저 줘라 나 먼저 줘라"
민방위 훈련의 초빙 강사
아주 유익한 말씀도 해주시고
민방위 대원 아저씨들 킬킬대고 박수 치고
구청 직원 왈 "반응이 좋으시군요 또 모셔야겠군요"
백태웅이도 잡혀가고
아 박노해 김진주
철창 속에 사람들 철창 밖에 사람들
우 사람들
작년엔 만 삼천여 명이 교통사고로 죽고
이천삼백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고
천이백여 명의 농민이 농약 뿌리다 죽고
또 몇백 명의 당신네 아이들이 공부 공부에 치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죽고 죽고 죽고 지금도 계속 죽어가고
압구정동에는 화사한 꽃이 피고
저 죽은 이들의 얼굴에 꽃이 피고
그 꽃을 따먹는 사람들 입술 붉은 사람들
음 사람들
노찾사 노래 공연장엔
희망의 아침이 불려지고
비좁은 객석의 꽉 찬 관객들 너무나도 심각하고
아무도 아무 말도
문승현이는 쏘련에 도착하고
문대현이는 퇴근하고
미국의 폭동도 잦아들고 잠실 야구장도 쾌청하고
프로야구를 보는 사람들 테레비를 보는 사람들
음 사람들 음 사람들 음 사람들 음 사람들
음 사람들 음 사람들
□ 가사
#작사ㆍ작곡 정태춘
해는 기울고 한낮 더위도 식어
아드모어 공원 주차장 벤치에는
시카노들이 둘러앉아 카드를 돌리고
그 어느 건물보다도 높은 가로수
빗자루 나무 꼭대기 잎사귀에 석양이 걸릴 때
길 옆 담벼락 그늘에 기대어 졸던
노랑머리의 실업자들이
구부정하게 일어나 동냥 그릇을 흔들어댄다
커다란 콜라 종이컵 안엔 몇 개의 쿼터 다임 니켈
남쪽 빈민가 흑인촌 담벼락마다
온통 크고 작은 알파벳 낙서들
아직 따가운 저녁 햇살과 검은 노인들 고요한 침묵만이
음 프리웨이 잡초 비탈에도
시원한 물줄기의 스프링클러
물젖은 엉겅퀴 기다란 줄기 캠리 차창 밖으로 스쳐가고
은밀한 비벌리힐스 오르는 길목 티끌,
먼지 하나 없는 로데오 거리
투명한 쇼윈도 안엔 자본보다도 권위적인
아 첨단의 패션
LA 인터내셔널 에어포트 나오다
원유 퍼 올리는 두레박들을 봤지
붉은 산등성이 여기저기 이리 끄덕 저리 끄덕 노을빛 함께 퍼올리는 철골들
어둠 깃들어 텅 빈 다운타운
커다란 박스들과 후진 텐트와 노숙자들
길 가 건물 아래 줄줄이 자리 펴고 누워
빌딩 사이 초저녁 별을 기다리고
그림 같은 교외 주택가 언덕 길가
창문마다 아늑한 불빛
인적 없는 초저녁 뽀얀 가로등
그 너머로 초승달이 먼저 뜬다
마켓 앞에서 식수를 받는 사람들
리쿼에서 개피 담배를 사는 사람들
버거킹에서 늦은 저녁을 먹는 사람들
아 아메리카 사람들
캘리포니아의 밤은 깊어가고
불 밝은 이층 한국 기원 코리아 타운
웨스트 에잇스 스트리트 코메리칸 오피스
주차장 긴 철문이 잠길 때
길 건너 초라한 아파트 어느 골목에서
LA 한밤의 정적을 깬다
"백인들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미국에서 백인들을 잘 못 보겠어"
한국 관광객 질겁에 간 떨어지는
총소리 따당 따당땅 따당땅
□ 가사
#작사 곽재구
#작곡 정태춘육만 엥이란다
후꾸오카에서 비행기 타고
전세 버스 부산 거쳐 순천 거쳐
섬진강 물 맑은 유곡 나루
아이스박스 들고 허리 차는 고무장화 신고
은어 잡이 나온 일본 관광객들
삼박사일 풀코스에
육만 엥이란다
초가지붕 우로
피어오르는 아침 햇살
신선하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리빠나 모노 데스네 리빠나 모노 데스네
깨스 불에 은어 소금구이
혓바닥 사리 살살 굴리면서
신칸센 왕복 기차 값이면
조선 관광 다 끝난단다 음 음
육만 엥이란다
초가 지붕 우로
피어오르는 아침 햇살
신선하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리빠나 모노 데스네 리빠나 모노 데스네
낚싯대 접고 고무 장화 벗고
순천의 특급호텔 사우나에 몸 풀면
긴 밤 내내 미끈한 풋가시내들
서비스 한번 볼만 한데 음 음
환갑내기 일본 관광객들
식사 대접받고 그저 아이스박스 가득 가득
등살 푸른 섬진강 그 맑은 몸 값이
육만 엥이란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나니나니나
□ 가사
#작사ㆍ작곡 정태춘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 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워우워 워 워우워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음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 쯤에선 뭐든 다 보일 게야
저 구로 공단과 봉천동 북편 산동네 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또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 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이 훠이 훨 훠이 훠이 훨
빨간 신호등에 멈춰 섰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빛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 무리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이 훠이 훨 훠이 훠이 훨
훠이 훠이 훨 훠이 훠이 훨
훨 훨
It is an important album as much as the previous work, "Oh, Korea..." First of all, from an artistic point of view, this album was the result of Jung Tae-chun's familiarity with the emotions and messages he had accumulated. At that time, the situation of the times was also a situation, but the previous "Oh, Korea..." had a lot of rough and rough sides, but this album shows a more refined and restrained emotion. What is somewhat unique is that the traditional atmosphere or rural-based sentiment that has been pursued has been eased a lot, while the urban atmosphere has been further added. The album jacket was also shot against the backdrop of Jongno, and the frequency of the use of traditional instruments also decreased.
The overall sentiment that penetrated the album was strongly remorseful because the contents of the album were in line with the political and social situation at the time. After a series of self-immolation scandals in 1991, one street struggle ended in failure, and people dismiss the democratization process as something of the past as if they had just suffered from one. This leads to the conservativeization of society. In 1993, Kim Young-sam, one of the main opposition parties or pro-democracy forces, won the 14th presidential election against Kim Dae Jung after merging Roh Tae-woo and Kim Jong-pil.
Through the mid-to-late 80s and early 90s, most of the students who resisted began to become busy as social workers, and it was an era when key figures in the so-called "people's culture" were scattered. For many, including Jeong Tae-chun, this was a time of defeat, a time of despair, and a time of remorse beyond the level of reflection. Even after the inauguration of the civilian government in 1993, some reform measures were taken, weakening the cause of the anti-government struggle, and university districts also raised the issue of the upper and lower NL movement as "Generation X" advocating freedom and individualism became the mainstream.
This sentiment is well revealed in the lyrics of the song "People" in this album, and "92 Monsoon, Jongno," which is the title song, ultimately talks about new hope, but the sentiment of regret occupies the main part.
Jeong Tae-chun's indictment serves as an opportunity for the entire cultural community to focus on the pre-censorship of Gongyun records, and on January 26, 1994, the very day after the indictment, the Civil Art Association immediately issued a statement criticizing the indictment, and many cultural figures supported him. Lawyer Chun Jung-bae will be appointed as a lawyer and the trial will proceed. After the first trial that began on March 22, 1994, the second trial on April 19, 1994, a request for an unconstitutional legal trial against the law was made. This unconstitutional trial proposal was judged unconstitutional by the Constitutional Court as the decision of the unconstitutional recommendation was made at the third trial on May 10 of the same year.
However, in March 1995, the Ministry of Justice filed a similar opinion with the Constitutional Court on Jeong Tae-chun's unconstitutional proposal, saying, "The current pre-deliberation system and Gongyun are not censorship systems or censorship bodies."
The unconstitutional trial, which lasted more than a year, was ruled unconstitutional on October 31, 1996 by all judges of the Constitutional Court, and the law immediately lost effect, and the Seoul District Court suspended Jeong Tae-chun's indictment on December 31, 1996. In fact, the abolition of the pre-censorship system, the result of his struggle for more than five years, is a monumental event in Korea's popular culture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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